까만양



모니카 마론 - '슬픈 짐승'

정작 소설을 읽은 시간은 얼마되지 않는다. 소설의 분량자체도 짧거니와 냉담한 어조로 짤막짤막한 단위의 문장들로 구성되어있기 때문에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이 책은 내 과거의 연애를 떠올리게 만든다. 이 책은 내 과거의 연애를 떠올리게 만든다. 책에서 이런 말이 나온다. <그 사람을 만나기 이전의 나에 관한 것은 자세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전의 나는 그를 만나기 위한 기다림과 준비과정이었으리라.> 내가 과거 나의 연인에게 했던 말이기도 하다. 책을 읽는 내내 그녀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책의 주인공처럼 그녀를 만나기 이전의 나는 그녀를 만나기 위해 기다려왔던 '나'이고 이후의 나는 다시 돌아가기위해,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되돌리는 '나'다.


<인생에서 놓쳐서 아쉬운 것은 사랑밖에 없다> 소설의 화자는 이 말을 가슴속에 기록하고 평생 사랑하며 살기로 기약한다. 그건 집착, 광적인 그 무언가로 보이기도 하지만, 사랑이라는 것이 죄수처럼 사람의 내부에 갇혀있다가 튀어나와 그렇게 미친듯 자유를 누리려는 것처럼, 그리고 인생에 놓쳐서는 안되는 유일한 아쉬운 것이기때문에 그녀를 이해할 수 있다.

그 사랑이라는 것을 놓치거나 잃은 사람은, 영원히 아쉬워하며 그 사랑을 머릿속에서 끊임없이 되돌리는, 사랑이라는 자유의 맛을 보고 태고의 생명체로 돌아가버린, 영원한 슬픈 짐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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