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만양

재 (Ash)

2016. 8. 30. 22:07 - 조낸킥

Tio Paquete, oil on canvas (1820)

Painting by Francisco Goya





재(Ash)

검은 머리털에
검은 눈으로 태어나
검은 글을 쓰면서 우리는
어찌 그 검은 재들을 털어버리려 하는가

내가 품어오고
내가 꺼내
내가 활활 태운 검댕을 우리는
처음부터 없던 마냥, 부정하려하는가

거부하면 할수록 검고
검으면 검을수록 거부하는
그 재가
너임을

잊은 사람은 아무도 없다
어두컴컴한 행복과 좌절의 세상에서
검은 비누로 재를 닦고 있을 
우리만,

우리만 더더욱 검게
닦고 털고 쓸고
그리고 묻히고
또 묻히고,... 묻는다 땅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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