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만양

Ophelia (1851-1852) oil on canvas 76 2x111 8cm tate britain 

painting by john everett millais




우리를 그리워한다

외력에 의해 뭉쳐지면,
다시 흩어지려 하듯,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이 있는 것이
평등한 물리법칙이다
우리 또한 작고 귀여운 발 올가미를 만들어 
서로의 다리에 거는 순간이 있었지만,
엔트로피의 증가로 필연적 헤어짐을 겪었고,
서로 볼 수 없을 만큼 멀리 떨어져 존재만을 인식할 뿐이다.
둘이 하나가 되었고, 하나가 둘로 회귀했다
나와 넌 우리가 되었고, 우린 나와 너가 되었다.
난 너가 되었고, 넌 내가 되었으며, 
서로를 간직했다.
지금도 내 속에는 우리가 하나였던 순간의 너,
그 너의 흔적이 남아있다.
그 작은 너의 흔적은 지금도 널 그리워한다.
너가 널 그리워할 수록
난 널 더욱 꼭 안아야 했다.
너가 널 그리워하고, 내가 널 그리워한다.
우리가 널 그리워한다.

사랑에 대한 슬픔을 되돌이켜보면
가끔씩 감당할 수 없는 거대한 
그리움의 바다속에 잠겨 그 속의 실체와 
서로 끌어안고 
울 때가 있다.
그 때의 치열했던, 
그때만큼은 열성적이었던,
내가 그리웠기 때문이리라.
그럴때마다 너의 흔적과 
지금의 나와 과거의 나, 
셋이서 서로를 부둥켜 안고 울었으리라.
우리, 우리가 날 그리워한다.
우리가 날 그리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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